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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진, 늦게 주연이 된 배우가 계속 어려운 길을 고르는 이유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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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진
안은진
Photo: Marie Claire Korea /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91년 5월 6일
Seoul, South Korea
직업배우
대표작The Night Owl
수상2 MBC Drama Awards · Grimae · 2 SBS Drama Awards · Asia Artist Awards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함께 입학한 뒤 유명해진 연극영화과 동기들 가운데, 안은진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고은과 박소담 같은 동기들이 영화에 캐스팅되기 시작할 때도 그는 서울의 소극장 밀집 지역인 대학로에서 뮤지컬 무대에 서고 있었다. 마침내 TV가 그를 알아봤을 때 맡긴 역할은 화면 한쪽에 머무는 따뜻하고 어딘가 익살스러운 친구였다. 이후 그의 경력은 그 첫인상에 끊임없이 반박해온 과정이었다. 주말 밤 방송 중인 작품에서 10년간 이어온 연애가 조용히 무너져가는 영화감독을 연기하는 지금, 그 반박은 가장 성숙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다.

출발점은 서울이다. 두 딸 중 맏이로 서울에서 자란 안은진은 초등학교 시절 교회 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뒤 일기에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썼던 일을 연기의 시작으로 꼽는다. 십 대 시절 내내 학교 축제 무대에 올랐고,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입학했다. 같은 기수에서는 이유영과 이상이도 배출됐다.

1991년 5월생인 안은진은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고, 재학 중이던 2012년 뮤지컬 The Sorrows of Young Werther로 첫 프로 무대 경력을 쌓았다. 2015년에는 은사인 이상우 교수가 극단 차이무의 The Story of Tail Cotton에 그를 캐스팅했다. 안은진은 이 작품을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채 공연했지만, 그럼에도 계속 해나가는 법을 배웠다는 점에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회고했다. 같은 해 박희순 연출의 뮤지컬 Infinite Power에서 김솔 역을 맡았고, 평론가들은 그의 코믹한 타이밍과 목소리를 눈여겨봤다.

TV 출연은 빠르게 이어졌다. 2018년 Imagine Asia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눈에 띌 틈도 없이 작은 배역들을 연달아 맡았다. 넷플릭스 좀비 사극 킹덤, The Crowned Clown, Possessed, My Fellow Citizens, Diary of a Prosecutor까지 2019년에만 드라마 다섯 편에 출연했다. 그중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은 작품은 OCN의 타인은 지옥이다였다. 이 작품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덮어두고 싶어 하는 사건을 계속 파고드는 지구대 경찰관 소정화 역을 맡았다.

그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찾아왔다.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감독은 첫 오디션과 두 번째 만남 사이에 몇 달이나 그를 기다리게 했고, 안은진은 그 역할을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두 시즌 동안 무뚝뚝한 선배 의사를 밝고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산부인과 전공의 추민하 역을 맡아, 시청자들이 서로 대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사랑받는 조연 배우가 됐다. 2020년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 포커스상을 받았고, 2025년 공개된 스핀오프 Resident Playbook에서는 교수가 된 민하가 다시 등장한다. 작품은 그가 자신이 쫓아다니던 의사와 결혼했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그 인기를 또 다른 밝은 역할에 쓰지 않았다. 2021년 JTBC 한 사람만에서 첫 주연을 맡아 호스피스에 머무는 말기 환자 표인숙을 연기했다. 표인숙은 이제 웬만한 일에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스크린에서는 안태진 감독의 궁중 스릴러 올빼미에서 소용 조씨 역을 맡았고,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영화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다. 2023년에는 나쁜엄마에서 이도현이 연기한 인물의 전 여자친구이자 네일 아티스트인 이미주를, 이어 MBC 연인에서는 병자호란 때 남궁민이 연기한 이방인과 얽히는 양반가 규수 유길채를 연기했다. 황진영 작가는 Gone with the Wind를 모델로 삼았다고 밝혔고, 안은진은 허영심 많고 고집스러우면서도 회가 거듭될수록 미워하기 어려운 길채를 통해 작품에 스칼렛을 불어넣었다. 드라마는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안은진은 MBC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과 남궁민과 함께 받은 베스트 커플상, 그리메상 여자 최우수연기자상을 수상했다.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후보에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 뒤의 흐름은 수상 경력만큼 화려하지 않다. 가장 어두운 작품일수록 시청자들이 외면했다. 한 사람만은 케이블 시청률 약 2.4%를 넘지 못했고, 2024년 공개된 넷플릭스 종말 드라마 종말의 바보는 화면에 나오기도 전에 크게 훼손됐다. 공동 주연 유아인이 불법 약물 투약 혐의로 기소되면서 그의 분량이 축소됐고, 드라마는 늦게 공개됐다. 안은진이 중심을 맡은 이야기에는 인물이 지나치게 많고 전개가 매끄럽지 않다는 평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청룡시리즈어워즈 여자 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올랐지만, 이 작품은 히트작들이 이미 보여준 사실을 확인시켰다. 업계는 그를 로맨스물에 기용하고 싶어 하지만, 안은진은 계속해서 더 어두운 작품을 향한다.

지난 한 해는 업계가 바라는 방향에 가까웠다.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판타지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안은진은 소원으로 젊음을 되찾은 여주인공의 할머니를 연기했다. 이 작품은 2025년 10월 공개 첫 주를 온전히 채운 뒤 넷플릭스 비영어권 차트 1위에 올랐다. 안은진의 필모그래피에서 이미 한 차례 등장한 이미주라는 이름을 지닌 두 번째 인물이기도 하다. 한 달 뒤 SBS는 장기용과 호흡을 맞춘 로맨틱 코미디 키스는 괜히 해서!를 선보였다. 안은진은 아기용품 회사에 취직해 언니의 빚을 갚으려고 엄마인 척하는 미혼 여성 고다림 역을 맡았다. 12월 SBS 연기대상에서 우수연기상과 또 한 번의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다. 2024년 초에는 라미란의 보이스피싱 범죄 드라마 시민덕희에도 출연했다.

현재 출연 중인 작품은 두 방향을 모두 붙잡으려 한다. 유수지 작가가 집필하고 황승기·이가람 감독이 연출한 너 말고 다른 연애는 2026년 9월 12일 KBS2에서 첫 방송을 시작해 토요일과 일요일 밤에 편성됐으며, Amazon Prime Video에서도 공개된다. 안은진은 차기작이 막 무산된 감독 이미도 역을 맡았다. 일곱 살 때 만난 뒤 10년간 사귄 남궁호(서강준 분)와의 관계도 흔들리기 시작한다. 형식은 로맨스지만 내용은 탈진에 관한 이야기다. 초반 국내 시청률은 첫 주말 기준 약 2.6%로, 같은 시간대에 앞서 방송된 작품보다 훨씬 낮다. 해외에서의 성적은 스트리밍 지표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화면 밖에서 그는 사생활을 철저히 지킨다. 2021년부터 UAA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출연작 이후의 차기작은 발표되지 않았다. 드라마는 11월 1일까지 총 14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다음 선택은 안은진이 어떤 모습을 이어가고 싶은지 보여줄 것이다. 병원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친구일까, 아니면 더 차가운 곳으로 자신을 따라와 달라고 계속 청하는 여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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