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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은 어수선해도 신나는, 주먹 섞인 이별 영화다

캐시 얀 감독, 2020년. 마고 로비의 확신이 끌고 가는 화려한 스핀오프.
Martha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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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은 이별 영화로 시작한다. 조커에게 차인 할리 퀸은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 에이스 케미컬스 공장을 날려 버리는 것으로 헤어졌다는 사실을 고담 전체에 알린다. 가디언에 따르면 할리는 가솔린 탱커를 훔쳐 공장에 들이받고 마지막 순간에 뛰어내린다. 엠파이어는 이 영화를 두고 ‘주먹질이 오가는 『결혼 이야기』’라고 불렀다. 간판은 슈퍼히어로 팀 영화지만, 출발점은 조커 없이 혼자 서야 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미스터 제이가 없는 할리는 누구인가라는 엠파이어의 질문에 영화는 팀원들을 하나씩 불러 모으며 답한다.

로비는 배우에 그치지 않고 제작자로서도 이 영화를 밀어붙였다. 2015년에 워너 브러더스에 기획을 제안했고, 2016년 5월에 제작이 발표됐다. 같은 해 11월에 각본가 크리스티나 호슨이 합류했고, 2018년 4월에 캐시 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촬영은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과 아츠 디스트릭트, 버뱅크의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 사운드스테이지에서 진행됐고 9월에 추가 촬영이 있었다. 엠파이어에 따르면 작업명은 『펄프 픽션』에서 따온 ‘폭스 포스 파이브’였다. 미아 월리스가 그 영화에서 구상한, 방송된 적 없는 여성 스파이 팀 드라마의 이름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의 스핀오프이자 후속편이지만, 이야기의 무게중심은 전편이 아니라 이별 뒤의 할리 개인에게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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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의 보호가 사라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할리에게 원한을 가진 범죄자들이 몰려든다. 그 전에 할리는 대만식 식당 주인 도크의 신세를 지며 머리를 자르고, 점박이 하이에나를 들이고, 롤러 더비에 입문한다. 엠파이어는 하이에나의 이름이 브루스이고, 할리의 파티 장면이 ‘코카인에 취한 『1917』’처럼 긴 한 숏으로 잡혔다고 적었다. 이 대목은 정신없이 즐겁다. 다만 할리가 혼자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길어지면서, 영화가 정작 팀 영화로 모이기까지 한참 걸리는 것도 사실이다.

사건은 로만 시오니스의 클럽에서 풀려 나간다. 로만은 클럽을 거느린 잔혹한 범죄 보스이고, 오른팔 빅터 자스가 그의 곁을 지킨다. 두 사람은 몰살당한 베르티넬리 범죄 가문의 재산 계좌번호가 새겨진 다이아몬드를 찾는다. 이 다이아몬드를 소매치기 카산드라 케인이 자스에게서 훔쳐 삼켜 버리면서 이야기가 굴러간다. 가디언은 로만이 아프리카 미술을 수집하면서도 문화적 감수성은 없는 인물이라고 짚었다. 이 디테일은 인물을 한 줄로 요약해 준다. 반면 무비 엘리트는 이완 맥그리거의 로만이 화려하고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쪽이라 위압감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글쓴이는 『좋은 친구들』의 조 페시처럼 곁에 있는 것만으로 모두가 얼어붙는 악당을 기대했다. 나도 같은 대목에서 걸렸다. 맥그리거는 즐기며 연기하지만, 그의 로만에게서는 공포보다 쇼맨십이 먼저 읽힌다. 악당이 가벼우면 다섯 여자가 뭉치는 순간의 통쾌함도 그만큼 덜어진다.

서사는 의도적으로 흐트러져 있다. 가디언은 호슨의 각본이 집요한 보이스오버, 뒤섞인 시간순, 자막과 함께 멈추는 악당 소개 장면까지 『킬 빌』에서 빌려 왔다고 봤고, 몬토야의 묘사에서는 셰인 블랙의 영향을 읽었다. 총과 배지를 반납하라는 장면이 그 예다. 할리가 ‘정직당하기 전에는 일 제대로 하는 경찰이 없다’고 말하는 대사도 가디언이 꼽았다. 엠파이어는 화자가 할리이니 이야기가 그 머릿속만큼의 논리로 풀린다고 했다. 무비 엘리트는 비선형 구성이 혼란스럽지 않다고 평했지만, 숨은 농담을 다 잡으려면 여러 번 봐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는 이 흐트러진 구성이 영화에 박자를 주는 대신 감정이 가라앉을 자리를 빼앗는다고 느꼈다. 속도는 붙지만 인물이 숨 돌릴 틈은 줄어든다.

팀의 면면은 고르다. 엠파이어는 다이나 랜스가 목소리로 마티니 잔을 깨는 가수이고, 몬토야는 직장에서 무시당하면서 80년대 경찰 드라마의 대사와 클리셰에 빠져 사는 형사라고 소개한다. 로지 페레즈는 그 몬토야를 맡아 범죄와 코미디를 오가는 이야기에 경찰이라는 현실의 축을 세운다. 무비 엘리트는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의 헌트리스가 좋은 대사를 많이 가져간다고 평했다. 저니 스몰렛벨의 블랙 캐너리는 가디언의 표현대로 나이트클럽 가수이면서 무술에 능한 인물이다. 이 다섯 여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이 영화의 정점이다. 엠파이어는 이들을 더 일찍 합류시키지 않은 것이 실수처럼 느껴진다고 했는데, 나도 동의한다.

로비는 이 모든 것의 중심이다. 가디언은 로비의 ‘눈을 크게 뜬 광기 어린 웃음’을 짚었고, 무비 엘리트는 할리를 썩 좋아하지 않는 글쓴이조차 로비가 이 역에 완벽하다고 인정했다고 적었다. 가디언은 이 영화를 ‘아스파탐 과다’에 ‘천박하지만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되는’ 영화라고 불렀다. 달고 요란한 겉모습 덕분에 이 영화는 끝까지 눈을 떼기 어렵고, 군데군데 어수선한 대목도 그 에너지에 묻힌다.

비평가들의 평은 대체로 호의적이었지만 흥행은 기대에 못 미쳤다. 2020년 2월 7일 미국 개봉 이후 전 세계 수입은 2억 550만 달러였고, 알려진 손익분기점인 2억 5천만~3억 달러에는 닿지 못했다. 엠파이어의 표현대로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지는 않는, 요란하고 어수선하지만 대체로 즐거운 영화다. 극장을 나서면 줄거리보다 한 사람의 얼굴이 남는다. 조커의 연인으로만 기억되던 인물이 처음으로 제 이름을 걸고 한 편을 끌고 가는 모습이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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