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I Saw the TV Glow〉, 나를 사랑해주지 않은 쇼를 사랑한 마음을 그린 불균질하고도 오래 남는 초상

Martha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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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aw the TV Glow는 텔레비전 쇼에 관한 영화지만, 제인 쇤브런(Jane Schoenbrun)이 바라보는 것은 TV보다 훨씬 큰 세계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한 가지 질문을 밀어붙인다. 내가 사랑하는 이야기가 내게 주어진 삶보다 더 진실하게 느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화는 두 세계가 서로의 경계 안으로 스며들어 어느 쪽도 더는 가만히 머물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답한다.

이야기는 교외에서 시작한다. 오언(저스티스 스미스(Justice Smith), 어린 오언 역은 이언 포먼)이 학교에서 매디(잭 헤이븐)를 만나며, 이 외로운 십 대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매디는 초능력으로 연결된 두 십 대 이저벨과 타라가 악당 미스터 멜랑콜리와 맞서는 심야 청소년 드라마 The Pink Opaque를 오언에게 소개한다. 오언의 취침 시간보다 늦게 방영되는 데다 아버지도 못마땅해하는 프로그램이라, 오언은 몰래 매디의 집에 가서 함께 시청하고 매디는 그가 놓친 회차를 녹화한 테이프를 건넨다. 이 의식은 영화 전반부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는 두 사람, 비밀스러운 시청 시간, 그리고 화면. 그러다 매디는 그 쇼가 자기 삶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십 대 특유의 과장처럼 들리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작품의 핵심 명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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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배경은 1996년이다. 두 주연 배우가 이 구간을 단단히 이끈다. 헤이븐은 오언을 끌어당기는 매디의 확신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스미스는 오언을 아직 온전히 형성되지 않은 인물, 자신이 느끼는 감정보다 늘 한발 늦는 사람으로 그린다. 오언의 변화는 깊이보다 당혹감에 더 기대고 있지만, 자아가 서서히 닳아 없어지는 이야기에는 그런 선택이 잘 들어맞는다. 그가 한밤중 매디를 따라 거실로 들어갈 거라는 점도, 그녀를 따라 도시 밖으로 떠나지는 못하리라는 점도 믿게 된다.

이후 영화는 시간을 훌쩍 건너뛴다. 1998년, 매디는 집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오언도 함께 가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오언은 그러지 못한다. 매디는 사라지고, 오언의 어머니 브렌다(대니얼 데드와일러)는 암으로 세상을 떠나며, The Pink Opaque는 다섯 시즌 만에 종영한다. 2006년에도 오언은 아버지 프랭크(프레드 더스트)와 함께 살며 동네 영화관에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매디가 다시 나타나 오언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 2년 동안 그 쇼 안에서 지냈다는 것이다.

이 지점부터 영화는 한층 붙잡기 어려워진다. 매디의 권유로 오언은 마지막 회를 다시 본다. 그 에피소드에서 미스터 멜랑콜리는 이저벨과 타라를 ‘미드나이트 렐름’이라는 주머니 우주에 가둔다. 오언은 곧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프랭크가 끌어당겨 말리기 전까지 텔레비전 화면에 머리를 밀어 넣으려 한다. 폭력적이고 기이한 장면이다. 관객에게 상당한 인내를 요구하기도 한다. 다음 날 밤 매디가 한 남자에게 돈을 주고 산 채로 묻히게 한 뒤 타라로 깨어났다고, 그리고 오언이 사실 이저벨이라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쇼 속 두 인물은 헬레나 하워드와 린지 조던이 연기하는데, 이들의 등장은 그 반전이 두 겹으로 포개지며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대담한 전환이지만, 나는 절반쯤만 납득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자기 것이라 착각했을 뿐, 사실은 그저 방송을 보고 있었을 수도 있다는 발상은 강렬하고 영화도 여러 대목에서 이를 설득력 있게 쌓아 올린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은유가 발견되는 대신 선언되는 듯하고, 마지막 구간은 앞서 쌓아온 침묵을 믿어야 할 순간에 설명 쪽으로 기운다. 공포 요소도 기대만큼 두텁지는 않다. 엠마 포트너가 연기한 미스터 멜랑콜리가 이야기의 주변을 맴돌지만, 나는 겁에 질리기보다 마음에 멍이 든 채 영화를 나섰다.

쇤브런은 이 작품을 We’re All Going to the World’s Fair(2021)와 Teenage Sex and Death at Camp Miasma(2026) 사이에 놓인 ‘스크린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라 부르며, 자신의 소설 Public Access Afterworld와도 연결해 놓았다. 영화는 2024년 1월 18일 선댄스에서 처음 공개됐고, 5월 3일 A24를 통해 제한 상영으로 개봉한 뒤 5월 17일 상영관을 확대했다. 엠마 스톤과 데이브 맥커리가 프로덕션 회사 Fruit Tree를 통해 제작했다. 평단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으며, 제40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다섯 부문 후보에 올랐다.

기복이 있는 작품이지만, 나는 여전히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쇼와 밴드, 세계를 사랑할 때 찾아오는 외로움을 이토록 잘 아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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