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목소리만으로 끌고 가는 90분, 원맨 스릴러 『더 길티』

Martha O'Hara

조 베일러는 영화가 서서히 밝혀 나가는 어떤 사건 때문에 내사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그때까지 그는 캘리포니아 산불 시즌 최악의 밤에 911 신고 접수 센터로 배치되어, 다른 경관이라면 몇 분이면 처리할 신고들을 받아낸다. 그러던 중 단편적인 암호 같은 말로 이야기하는 한 여성의 전화가 걸려 온다. 그녀는 움직이는 차 안에 있고, 분명 혼자가 아니다. 메모지 한 장에 담길 만큼 단출한 이 설정에서 영화는 90분에 걸친 밀폐된 위기를 쌓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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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완 후콰Training Day의 음울한 절차극부터 매끈한 프랜차이즈 액션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지닌 감독으로, 이 영화를 2020년 말 코로나19로 인한 촬영 중단 와중에 단 11일 만에 찍어 냈다. 그 압축된 일정은 화면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속도가 영화의 집중력을 더 날카롭게 벼린다. 더 길티구스타브 묄레르의 덴마크 영화 Den skyldige의 리메이크로, 신고 접수원, 한 통의 전화, 도덕적 균열이라는 발상은 선댄스에서 그 효력을 입증한 바 있다. 닉 피졸라토제이크 질렌할 본인의 크레딧 없는 수정을 더해 이를 로스앤젤레스로 옮겨 각색했다.

이 영화가 거두는 성취는 연기를 통해 거둔 것이다. 제이크 질렌할은 상영 시간 내내 사실상 화면에 보이는 유일한 인물이며, 납치된 여성(라일리 키오), 형사 연락책(에단 호크), 용의자(피터 사스가드), 그리고 다른 이들은 전화선 너머의 목소리로만 존재한다. 질렌할은 다른 배우의 물리적 존재가 주는 익숙한 상호 작용 없이 녹음된 음성을 상대로 연기하며, 그 90분 동안 그가 빚어내는 지속적인 내적 압박이야말로 이 작품의 진짜 논거다.

후콰와 촬영 감독 마즈 마후브는 시각적 문법을 의도적으로 제한된 상태로 유지한다. 신고 접수 책상의 클로즈업, 헤드셋 케이블, 신고가 쌓여 갈 때의 베일러의 손. 영상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를 떠받치는 것은 음향 설계다. 잡음 섞인 전화선, 응급 센터의 환경적 웅성거림, 바깥에서 날뛰는 산불의 먹먹한 혼돈. 이만큼 규모가 작은 영화치고 그 음향의 질감은 상당하다.

솔직한 한계는 각본에 있다. 닉 피졸라토의 텍스트는 묄레르의 더 단단한 원작에는 필요 없던 설명적 무게를 더한다. 베일러의 사연은 영화의 구조가 마땅히 그래야 할 만큼 관객을 신뢰하지 못하는 대사로 설명되고, 마지막 장의 폭로들은 — 덴마크판은 여백 속에 쌓이도록 두었던 것들을 — 여기서는 소리 내어 전달된다. 영화는 주인공에 대한 정서적 투자를 관객에게 요구하지만, 그 요구를 던지는 시점에 아직 그 투자를 온전히 얻어 내지는 못했다.

더 길티는 볼 만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밀폐형 스릴러다. 단 하나의 연기가 무엇을 떠받칠 수 있는지에 대한 합당한 시금석이자, 그 형식의 효율성을 보여 주는 탄탄한 사례다. 리메이크로서는 자신이 리메이크하는 작품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제 나름의 조건 안에서는 버텨 낸다. Netflix에서 공개.

감독

Antoine Fuqua

Antoine Fuqua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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