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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두세 번 거절한 ‘재혼 황후’에서 소비에슈 황제가 되기까지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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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주지훈
Photo: TV10 / CC BY 3.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82년 5월 16일
Gangdong District, Seoul, South Korea
직업배우
대표작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 신과함께: 인과 연, Project Silence
수상Baeksang 상 · Blue Dragon 상 · Chunsa Film Art Award for Best Actor, Dark Figure of Crime · Buil Film Award for Best Supporting Actor, The Spy Gone North · Korean Association of Film Critics Award for Best Supporting Actor, The Spy Gone North · MBC Drama Award for Best New Actor, Princess Hours

부산 무대에서 자신의 경력에 관해 입을 열기도 전에 주지훈은 감기에 걸렸다며 사과했다. 그러고는 재혼 황후 출연을 두세 번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그 세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서 그는 자신이 신뢰하는 누군가가 편지를 보내온 뒤에야 원작을 그토록 많은 독자가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그가 결국 맡은 역은 완벽한 황후를 버리고 도망 노예를 택하는 황제 소비에슈다. 이야기 전체가 원망하도록 짜인 인물이다. 주지훈에게 잘 어울리는 역할이다. 아시아에 처음 이름을 알린 그는 무뚝뚝한 왕세자였고, 법정에서 그 시절의 자신과 작별한 뒤 차갑거나,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거나, 두려움을 불러일으켜도 되는 남자들을 연기하며 이름을 다시 세웠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켜볼 것은 처음 그를 스타로 만든 얼굴이, 그 뒤로 쌓아 올린 연기 경력을 무너뜨리지 않고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다.

먼저 눈길을 끈 건 그 얼굴이었다. 서울 강동구에서 태어나 경기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주지훈은 초기에 모델 일로 생계를 꾸렸다. 20대 초반에는 Calvin Klein, Levi’s, Reebok 캠페인의 얼굴로 나섰고, 텔레비전에서 단역을 맡으며 그 시절 대부분의 모델이 그랬듯 자신을 필요로 하는 감독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기회는 MBC가 만화 Goong을 각색한 궁으로 찾아왔다. 왕정이 이어진 가상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었다. 1982년 5월에 태어나 방영 당시 스물세 살이었던 주지훈은 팔짱을 끼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십 대 왕세자 이신을 연기했다. 평민과 정략결혼을 하는 인물이었다. 드라마는 국내에서 최고 시청률 28.3%를 기록하고 아시아 전역에 소개됐으며, 주지훈은 MBC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을 받았다. 신민아와 함께한 복수극 마왕이 뒤를 이었고, 이어 영화계로 무대를 옮겼다. 민규동 감독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는 일본 만화 Antique Bakery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그러다 모든 것이 멈췄다. 2009년 4월 주지훈은 엑스터시 수사와 관련해 열 명이 넘는 다른 이들과 함께 불구속 기소됐고, 그해 6월 엑스터시와 케타민을 투약한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과가 없는 점과 반성하는 태도, 국내외 팬들이 보낸 탄원서를 양형 사유로 들었다. 그는 2010년 2월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치고 2011년 11월 전역했다.

이 판결은 주지훈의 재기 서사에서 흔히 빠지는 대목이다. 그의 두 번째 경력은 대개 연기에 몰두해 얻은 성취로 이야기되고, 실제로 맡은 배역들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실형을 피하게 한 집행유예 판결에는 궁이 만들어낸 해외 팬덤, 그리고 그가 이후 10년 동안 거리를 두려 했던 바로 그 관객층의 영향도 있었다. 재변신을 거쳤다고 해서 기존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도 아니다. 상위 1%를 대변하는 변호사부터 무너져가는 부서를 맡으러 온 외과의사까지, 대표작 속 인물 상당수는 같은 오만함을 공유한다. 부산에서 본인이 말했듯 로맨스물을 일부러 피한 적은 없었다. 그저 자신에게 들어오는 작품에서 로맨스가 자연스레 멀어졌을 뿐이다. 배우란 자신의 감정을 좇는 사람이라기보다 쓸모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돌아가는 길은 예전 이미지의 메아리와 함께 시작됐다. I Am the King에서 그는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왕자와 그와 신분을 바꾸는 노예, 1인 2역을 맡았다. 멜로드라마 Five Fingers와 Mask로는 텔레비전 출연을 이어갔다. 전환점은 영화에서 찾아왔다. 김성수 감독의 누아르 아수라로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2년 뒤에는 여러 작품으로 동시에 관객을 만났다. 김용화 감독의 2부작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저승 삼차사 가운데 가장 어리고 빈정대기 좋아하는 해원맥을 연기했다. 두 영화 모두 한국에서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윤종빈 감독의 공작에서는 남측 공작원에게 군사 기밀을 사들이려는 북한 국가보위성 요원 정무택 역을 맡아 부일영화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암수살인에서는 김윤석과 부산 사투리로 호흡을 맞추며, 신고되지 않은 살인에 대한 자백을 형사에게 늘어놓는 살인범을 연기해 춘사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트리밍 작품은 그에게 다시 왕관을 씌웠다. 이번에는 역병 속에서였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서 주지훈은 아버지의 의문의 병을 조사하는 조선의 왕세자 이창을 맡았다. 주변에서 죽은 자들이 되살아나는 가운데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이 작품으로 이신을 기억하던 시장을 훌쩍 넘어 더 넓은 곳까지 그의 이름이 알려졌다. 지상파 드라마 하이에나에서는 김혜수와 함께 부자들을 상대하는 라이벌 변호사로 출연해 SBS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이후에는 쉴 틈 없이 작품이 이어졌다. Disney+ 스릴러 지배종, 칸에서 첫선을 보인 재난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로맨틱 코미디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강풀의 호러 시리즈 조명가게가 모두 한 해 안에 시청자와 관객을 만났다. 그 흐름을 굳힌 작품은 넷플릭스의 중증외상센터였다. 전쟁터에서 돌아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팀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는 임무를 맡은 외상외과 전문의 백강혁을 연기했다. 이 작품으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텔레비전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올봄에는 하지원과 함께 출연한 ENA 정치 누아르 클라이맥스로 뒤를 이었다. 검사 방태섭 역을 맡은 이 드라마는 채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첫 회 시청률로 출발해 4월 종영 당시 자체 최고 시청률인 4.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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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주지훈은 조성희 감독의 바이킹 촬영을 열흘쯤 전에 마쳤다고 말했다. 한국 최고 부호 가문 중 한 곳에서 벌어지는 후계자 쟁탈전을 그린 드라마다. 넷플릭스가 시즌 3과 함께 제작 중인 중증외상센터 시즌 2 촬영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에 앞서 황제를 만나게 된다. 알파타트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조수원 감독이 연출한 재혼 황후는 부산에서 세 편이 공개됐다. Disney+에서, 미국에서는 Hulu에서 11월 4일 공개를 시작해 네 편을 먼저 선보이고 이후 매주 두 편씩 공개한 뒤 11월 25일 마지막 회를 공개한다. 신민아는 주지훈이 내치는 황후 나비에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이 마왕에서 처음 함께 호흡한 지 거의 20년 만의 재회다. 주지훈은 첫 대본 리딩에서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현실주의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뮤지컬처럼 연기해보기로 마음먹은 뒤였다. 웃지 않는 왕세자로 이름을 알린 배우는 이제 관객의 비난을 받아야 할 황제가 됐다. 그 역할을 준비할 시간은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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