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터

박지환, 《범죄도시》 장이수로 도쿄까지 간 배우가 주연보다 ‘방자’를 말하는 이유

Penelope H. Fritz
Google에서 추가하기
박지환
박지환
Photo via The Movie Database (TMDB)
출생1980
대한민국
직업배우
대표작범죄도시, The Roundup: No Way Out, The Roundup
수상춘사영화상 · 황금촬영상 · 대종상영화제

박지환의 경력에는 자꾸 되풀이되는 장면이 있다. 그가 직접 쓴 장면은 아니다. 입만 살고 진짜 폭력 앞에서는 겁부터 먹는 건달이 자기보다 훨씬 강한 형사 옆에 서서, 상황을 큰 소리로 따져 본다. 한국 관객은 범죄도시 시리즈 내내 장이수로 분한 그가 계산을 이어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제 일본 관객은 가부키초 거리에서 어설픈 일본어로 같은 모습을 보여 주는 그를 만났다. 애초 조연으로 쓰인 배역이지만, 박지환은 한 번도 조연처럼 연기하지 않았다. 이제 그의 경력이 던지는 질문은 이렇다. 평생 조연을 해도 좋다고 말하는 배우가 영화마다 관객이 따라가는 얼굴로 계속 남을 수 있을까.

연기는 두 번째 선택이었다. 박지환은 경희대학교 의상디자인과에 입학했지만 졸업 전에 학교를 떠났다. 20대에는 연극 무대에 섰고, 무대 연기를 다듬기 위해 현대무용도 틈틈이 배웠다. 서른을 앞두고는 다른 일을 모두 접었다. 그는 보스 개봉을 앞두고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드럼, 장구, 춤, 글쓰기… 전부 버렸어요. 연기만 남겼죠”라고 말했다. “집중하려면 돌아갈 길을 끊어야 했어요.” 힘겨운 시절에는 서울 남쪽 보라매공원을 뛰며 버텼다.

1980년생인 박지환은 2006년 류승완 감독의 짝패에서 라이벌 10대 조직의 우두머리로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이후 10년 동안 그는 규모가 큰 영화의 주변부에서 얼굴을 비쳤다. 베를린에서는 보안요원, 박훈정 감독의 대호에서는 사냥꾼, 아수라에서는 선글라스를 쓴 조직폭력배의 부하로 출연했다. 좁고 단단한 인상의 얼굴을 지닌 그에게 감독들은 사람들을 겁주는 남자 역을 거듭 맡겼다.

전환점은 2017년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였다. 서울 가리봉동의 작은 조직을 이끄는 장이수는 영화의 진짜 악당과 맞설 마음은 없는 악당이었고, 첫 편에서는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과의 칼부림 뒤 퇴장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2022년 범죄도시 2에서 그는 여전히 건달이지만 한결 부드러워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연기로 춘사영화제와 황금촬영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대종상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 후보에도 올랐다. 범죄도시 3에는 쿠키 영상에만 등장했다. 2024년 범죄도시 4에서는 마동석이 연기한 형사의 뜻밖의 조력자로 비중이 커져 공동 주연에 가까운 이름값을 했다. 당시 시리즈의 국내 누적 관객 수는 4,0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는 그해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장이수는 정말 멋진 역할이고, 제 인생을 바꿔 놓았어요”라고 말했다. “반대로 말하면, 저보다 장이수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죠.”

그의 경력의 다른 한 축은 TV 드라마다. 이쪽은 좀 더 조용하다. 2022년 노희경 작가의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그는 제주 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는 전직 건달 정인권을 연기했다. 아들이 몰래 만나고 있는 여자의 아버지이자 오랜 친구와는 원수처럼 지내는 인물이다. 이 배역은 위협적인 모습 대신 슬픔을 연기할 기회를 줬고, 그는 에이판 스타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같은 해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만든 나대용을 연기했다. 이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들이 찾아왔다. 넷플릭스 경성크리처의 구갑평, TVING 우씨왕후의 무골, 디즈니+ 강매강의 전직 국가대표 복서 출신 형사, 그리고 추창민 감독의 탁류에서 맡은 무덕 역이다.

위험 요소는 그가 직접 한 인터뷰에서도 드러난다. 장이수부터 SNL 코리아에서 만든 아이돌 패러디 캐릭터 ‘J-hwan’, 강매강의 마초 형사까지 코미디가 그의 기본값이 됐다. 2024년 거칠고 웃긴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반박하지 않았다. “평생 방자만 연기해도 배우는 배우죠”라고 말했다. 춘향 이야기의 익살스러운 하인 방자를 가리킨 말이었다. “그러다 보면 방자 역의 대가가 되지 않겠어요?” 문제는 수상 실적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는 데 있다. 그가 받은 상은 모두 장이수 역으로 받은 것이고, 정극 연기인 우리들의 블루스와 KBS 스포츠 드라마 순정복서로는 후보에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 언론은 그가 실제로 맡은 것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기 시작했다. 2026년 왕과 사는 남자가 한국 영화 흥행 역대 2위에 오르자, 한 스포츠 일간지는 그를 주연급으로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가 맡은 어세겸 역은 공식적으로 특별출연으로 표기돼 있다. 허진호 감독의 추석 스릴러 암살자(들)에서 맡은 역할도 마찬가지다. 2026년 그의 이력 일부는 다른 배우들이 이끈 흥행작의 성과를 빌려온 셈이다.

그가 직접 이끈 영화들은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5년 10월 추석 연휴에 개봉한 보스에서 그는 조직의 서열 3위 판호를 연기했다. 조직을 물려받을 유력 후보 두 명은 영화 내내 후계자 자리를 피하려고 애쓴다. 정작 그 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판호뿐이지만, 아무도 그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이 코미디 영화는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뒤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2026년 1월에는 하트맨이 개봉했다. 박지환은 권상우가 연기한 인물의 대학 시절 밴드 동료이자 그의 비밀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원대를 맡았다. 이어 5월 29일 일본에서 도쿄 버스트: 범죄도시가 개봉했다. 우치다 에이지 감독의 이 영화는 시리즈의 첫 공식 스핀오프로, 일본인 출연진과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박지환은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기존 시리즈의 인물을 연기한다. 장이수는 가리봉동을 떠나 가부키초에서 사업을 시작하지만, 윤호가 연기하는 한국 형사의 도움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끌려 들어간다. 박지환은 거칠지만 자신감 넘치는 일본어로 장면을 소화했다.

소속사는 2024년 3월 박지환이 연예계 종사자가 아닌 연인과 이미 혼인신고를 마쳤고, 두 사람 사이에 아들이 있다고 발표했다.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결혼식은 그해 4월 올렸다.

YouTube video

다음 작품은 소리도 없이를 연출한 홍의정 감독의 차기작인 복수귀다. 김유정, 조여정과 함께 400년 동안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도깨비를 연기한다. 원래 이 역할은 유아인이 맡을 예정이었지만 프로젝트에서 빠진 뒤 박지환에게 돌아왔다. 그다음은 평범한 아버지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야구단을 그리는 민진기 감독의 TVING 오리지널 작품이다. 연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박지환과 공민정이 부부로 출연한다. 이번에는 주말 야구단에 속한 남편 역이다. 이 작품에는 조직폭력배가 나오지 않는다.

대표 출연작

태그: , , , , ,

Google에서 추가하기

토론

댓글 0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