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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국민 첫사랑’ 수식어와 싸워온 배우의 선택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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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손예진
Photo: 티비텐 TV10 /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82년 1월 11일
Daegu, South Korea
직업배우
대표작No Other Choice,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수상2 Blue Dragon 상 · 3 Baeksang 상 · Grand Bell 상

스캔들은 넷플릭스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Les Liaisons dangereuses를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손예진은 이 영화에서 다른 여자의 몰락을 내기에 걸고, 정중한 미소로 점수를 매기는 귀부인 조씨를 연기한다.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는 이미숙이 같은 책략가를 연기했다. 이 작품이 개봉한 해는 손예진이 한국의 순수함을 상징하는 얼굴로 자리 잡던 때이기도 하다. 한국은 여전히 그녀를 첫사랑이라 부른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이야기는 그녀가 그 이름에 맞서며 커리어의 상당 부분을 쌓아왔다는 점이다.

손예진은 대구에서 손언진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훗날 대구가 한국 첫 코로나19 집단 발병의 중심지가 되자, 그녀는 거액을 기부해 고향을 도왔다. TV에서 연기를 시작해 맛있는 청혼 같은 드라마에서 조연을 맡았고, 이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권택 감독은 취화선에 작은 배역으로 그녀를 기용했고, 연애소설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첫 TV 출연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는 3년 뒤 단숨에 찾아왔다. 곽재용 감독의 클래식에서 대학생과 자신이 발견한 오래된 연애편지의 주인인 어머니, 두 역할을 맡은 손예진은 홍콩과 중국 본토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 KBS 드라마 여름향기가 방영되면서 아시아 곳곳의 안방극장에 자리 잡았다. 이듬해에는 젊은 아내가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멜로드라마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개봉해 한국에서 200만 장이 넘는 입장권을 팔았다. 이 두 작품은 관객이 약속처럼 받아들일 만큼 티 없이 순수한 얼굴이라는 별명을 그녀에게 굳혀 놓았다.

하지만 손예진은 그 기대를 빠르게 깨기 시작했다. 허진호 감독의 외출에서 배용준과 호흡을 맞추며, 남편이 외도한 상대의 남편과 사랑에 빠지는 아내를 연기했다. 함께 살기를 좀처럼 멈추지 못하는 이혼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2006년 드라마 연애시대로는 회당 출연료가 5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 TV에서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여배우가 됐고, 백상예술대상도 거머쥐었다. 이어 아내가 결혼했다는 첫사랑 이미지를 산산이 무너뜨리는 역할을 그녀에게 안겼다. 첫 남편을 떠나지 않은 채 두 번째 남편도 맞겠다고 태연하게 주장하는 여자였다. 이 작품으로 2008년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이듬해 봄에는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수상했다.

상업영화도 꾸준히 그녀에게 자리를 내줬다. 이민호와 함께한 2010년 MBC 로맨틱 코미디 개인의 취향은 그녀가 가벼운 분위기의 드라마도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해적선의 선장이 된 모험극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860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여우주연상 대종상도 안겼다. 허진호 감독이 일본 식민 통치로 고국을 떠나게 된 왕족 덕혜옹주를 그린 덕혜옹주는 2016년 최대 흥행작 가운데 하나가 됐다. 제작비가 불어나자 손예진은 사비 10억 원을 제작에 보탰다.

그 영화는 손예진의 커리어가 안겨준 보상과 위험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덕혜옹주에 관한 코리아중앙데일리의 역사적 검토를 비롯해 여러 평론가는 영화가 외롭고 힘도 거의 없었던 여성을 사료로 뒷받침되지 않는 항일 영웅으로 바꿔 놓았다고 지적했다. 논쟁은 독립운동 기념 행사에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손예진은 두 번째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보다 몇 주 앞서 그녀는 훨씬 낯설고 뛰어난 영화,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를 선보였다.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서며 남편의 선거운동에 등을 돌리는 정치인의 아내를 연기했다. 평론가 단체들과 부일영화상은 여우주연상을 안겼지만, 관객은 대체로 극장을 찾지 않았고 영화의 수익은 200만 달러에도 못 미쳤다. 반복되는 양상은 분명하다. 한국은 손예진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나올 때는 돈을 내고 보지만, 그런 모습이 아닐 때도 그녀의 연기를 인정한다.

이후 TV는 그녀를 전 세계적인 사랑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정해인과 함께한 2018년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가족의 반대에도 연하 남성과 사귀는 직장인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여다봤다. 박지은 작가의 사랑의 불시착에서 손예진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북한에 불시착한 남한의 재벌 상속녀로 등장해 현빈이 연기한 군인과 사랑에 빠졌다. 마지막 회는 전국 시청률 21.7%를 기록해 당시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두 사람은 앞서 2018년 스릴러 협상에서 협상가와 인질범으로 함께 연기한 바 있다. 두 사람은 2021년 교제 사실을 확인했고, 2022년 3월 31일 서울에서 결혼했다. 같은 해 손예진은 JTBC 드라마 서른, 아홉의 주연을 맡았으며, 그해 11월 아들을 얻었다.

복귀작은 그녀에게 익숙한 이미지와 정반대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The Ax를 각색한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에서 손예진은 이병헌이 연기한 제지업계 베테랑 해고자의 아내 미리를 맡았다. 집안 살림을 꾸려가는 셈법이 영화의 블랙 코미디를 조용히 움직이는 동력이 되는 인물이다. 영화는 2025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처음 공개됐고, 한국의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후보 지명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12월 예비 후보 명단에 올랐다. 손예진은 첫 수상으로부터 17년 만에 두 번째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26년 백상예술대상 후보에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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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이 연출하고 지창욱이 바람둥이 조원 역을, 나나가 삼각관계의 한 축을 맡은 스캔들은 8부작으로 제작돼 2026년 9월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평단은 한국 관객에게 이미 익숙한 영화를 다시 만들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보다 손예진의 절제된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다음 작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버라이어티다. 마스크걸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김용훈이 만든 이 작품에서 손예진은 국내 최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대표 세은을 연기한다. 자신이 키운 아이돌 그룹과 재계약을 성사시키려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집요한 팬 역은 조유리가 맡았다. 촬영은 2026년 초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며, 공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세은 역시 스스로 판을 주도하는 또 한 명의 여성이다. 그리고 ‘첫사랑’이라는 이름이 이제 무엇을 뜻하는지 보여줄 또 한 번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녀가 처음 출발한 지점을 가리키는 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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