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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르 쿠렌치스, 11월 첫 내한…’클래식계 이단아’가 끝내 말하지 않는 것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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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르 쿠렌치스
테오도르 쿠렌치스
Photo: Olya Runyova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72년 2월 24일
Athens, Greece
직업지휘자
수상Golden Mask · ECHO Klassik for the DVD of Purcell's The Indian Queen · Commander of the Order of the Phoenix

Utopia와 함께 무대에 오르면 연주자 대부분은 서서 연주한다. 지휘자는 악장이 진행되는 도중 지휘대를 내려와 현악기 연주자들 사이로 걸어 들어간다. 그러면 함부르크나 잘츠부르크의 객석에서는 이미 안다고 생각했던 음악이 마치 악보에 잉크가 아직 마르지 않은 것처럼 새롭게 들린다. 테오도르 쿠렌치스(Teodor Currentzis)는 그런 감각을 바탕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동시에 대중 앞에서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익숙한 장면도 만들어냈다. 끝내 하지 않는 발언이다. 유럽은 계속 그를 초청하고, 평론가들은 그의 해석이 그날 공연장에서 가장 생생하다고 평한다. 그러는 한편, 같은 대중의 일부는 모차르트와 죽음에 관해 거리낌 없이 말하는 그가 자신이 살기로 택한 나라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지 묻는다.

두 이야기는 한 사람을 관통하며, 어느 쪽도 다른 쪽을 지워내지 못한다. 그래서 그에 관해 쓰기는 어렵고, 공연을 기획하기는 더 어렵다.

아테네의 집에는 이미 음악이 있었다. 어머니가 피아니스트였던 쿠렌치스는 1972년 2월 24일 그곳에서 태어나 네 살 때 건반 악기 레슨을 시작했고, 몇 년 뒤에는 바이올린도 배웠다. 열두 살에 아테네 국립음악원에 들어갔고, 열다섯 살에는 작곡을 공부했다. 열여덟 살에는 직접 실내악 오케스트라를 꾸렸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4년에 찾아왔다. 오나시스 재단 장학금을 받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일리야 무신(Ilya Musin)에게 지휘를 배운 것이다. 당시 90대였던 무신은 발레리 게르기예프(Valery Gergiev)와 유리 테미르카노프(Yuri Temirkanov)의 스승이기도 했다. 쿠렌치스는 그곳에서 5년간 공부했고, 결국 러시아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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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 본격적인 실험실은 시베리아였다. 노보시비르스크 국립 오페라·발레 극장의 수석 지휘자로 일하면서 2004년 musicAeterna를 창단했다. 전국에서 단원을 모은 오케스트라로 출발해 이후 합창단까지 갖춘 이 단체는, 러시아의 앙상블 가운데 바로크와 고전주의 레퍼토리를 거트 현으로 시대 양식에 맞춰 연주하는 곳이 드물던 시절부터 그런 연주법을 익혔다. 2011년에는 예술감독으로 페름 오페라 극장에 부임하며 단체 전체를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1,300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지방 도시 페름으로 옮겼다. 2012년부터는 페름의 디아길레프 페스티벌도 이끌었다. 훗날 극장 프로그램 디렉터 드미트리 레난스키(Dmitri Renansky)는 당시 페름을 러시아의 세 번째 음악 수도라고 표현했다.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니었다.

러시아 밖에서 쿠렌치스의 이름을 알린 음반도 페름에서 녹음됐다. 2014년 Sony Classical과 계약한 뒤 모차르트 오페라 음반을 먼저 내놓았다. 그해 Le nozze di Figaro와 Così fan tutte, 2016년에는 Don Giovanni가 나왔다. 2015년에는 The Rite of Spring, 2017년에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이 뒤를 이었다. 오페라 무대에서 그와 호흡이 잘 맞은 협력자는 피터 셀러스(Peter Sellars)였다. 두 사람은 2012년 마드리드 Teatro Real에서 Iolanta/Perséphone를 함께 만들었고, 이듬해 퍼셀의 The Indian Queen을 올렸다. 이 작품의 DVD는 ECHO Klassik상을 받았다. 러시아에서는 골든 마스크상 아홉 개를 수상했다. 골든 마스크는 러시아의 국립 공연예술상이다. 2014년에는 러시아 시민권도 취득했다.

서구 음악계의 문은 빠르게 열렸다. 2017년 musicAeterna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개막 무대에 오른 최초의 러시아 앙상블이 됐다. 이듬해에는 BBC 프롬스에 처음 출연했고, 슈투트가르트 SWR Symphonieorchester의 초대 수석지휘자 자리에 올랐다. 2019년 페름 극장을 떠난 쿠렌치스는 musicAeterna를 독립 기관으로 전환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돔 라디오를 거점으로 삼았다. 같은 해부터 국영 VTB Bank가 이 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쿠렌치스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바로 그 후원에서 시작된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에도 그는 공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2022년 4월, 빈 콘체르트하우스는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그의 앙상블이 출연할 예정이던 자선 공연을 공연 하루 전에 취소하고, 단체에 독립적인 재원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6월에는 VTB의 수장 안드레이 코스틴(Andrey Kostin)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침공 이후 쿠렌치스와 만났으며 그가 러시아에 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쾰른 필하모니는 2023년 1월 공연을 취소했고, 뮌헨과 파리, 함부르크에서도 비슷한 결정이 이어졌다. 2024년 2월에는 우크라이나 지휘자 옥사나 리니우(Oksana Lyniv)가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뒤 Wiener Festwochen이 쿠렌치스를 제외했다. 그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음악가에게는 국기가 없다고 말해왔고, 2025년 Der Spiegel 인터뷰에서는 침묵할 권리를 주장했다. 앙상블 매니저 일리야 차호프(Ilja Chakhov)는 그가 약 250명의 음악가에 대한 의리 때문에 러시아에 남았다고 덧붙인다. 문제는 오케스트라의 임대료를 국영 은행이 내는 순간 침묵이 더는 중립적일 수 없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에게 침묵은 연주자들을 지키는 선택이다. 비판자들은 그 안에서 하나의 입장을 읽으며, 이후 쿠렌치스가 한 말도 그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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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실제로 내놓은 답은 두 번째 오케스트라였다. Utopia는 2022년 10월 룩셈부르크와 함부르크, 빈, 베를린에서 첫 공연을 열었다. 30여 개국 출신의 연주자 100여 명이 프로젝트마다 새롭게 모이는 이 단체는 티켓 수입과 유럽의 개인 후원자들로 운영되며, 2023년부터 Funkhaus Berlin을 상주 거점으로 삼고 있다. 앙상블은 이 구상이 지금의 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2018년에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2024년 6월 쿠렌치스는 계약 기간을 1년 남긴 채 SWR을 떠났다. 방송사는 그 결정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본인의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같은 해 그는 Outhere Music과 함께 자신의 레이블 Theta를 출범시키고 브루크너 교향곡 9번과 말러 교향곡 3번을 첫 음반으로 내놓았다.

올해는 쿠렌치스의 두 면모가 동시에 대중 앞에 드러났다. 봄에는 Utopia와 함께 말러 교향곡 1번, 빌데 프랑(Vilde Frang)과 베르크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며 베를린에서 볼로냐까지 순회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는 무용극단 Peeping Tom의 가브리엘라 카리소(Gabriela Carrizo)가 연출한 새 Carmen을 지휘했다. 아스미크 그리고리안(Asmik Grigorian)과 조너선 테텔먼(Jonathan Tetelman)이 출연한 이 작품은 7월 26일부터 8월 26일까지 여덟 차례 공연됐다. 평론가들은 안무를 놓고 의견이 갈렸지만, 오케스트라 피트의 연주에는 대체로 호평을 보냈다. 쿠렌치스가 템포를 늘이고 줄이며 비제의 음악을 새롭게 숙고한 듯 들리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한때 맡았던 역할이 다시 돌아왔다. 일리야 흐르자노프스키(Ilya Khrzhanovsky)의 프로젝트 DAU에서 쿠렌치스는 물리학자 레프 란다우(Lev Landau)를 연기한다. 이 작품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대부분 하르키우에 재현한 소련의 연구소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9월 12일 베니스 영화제는 흐르자노프스키에게 감독상을 수여했다. 시사회에서는 쿠렌치스의 출연을 겨냥한 항의도 일부 일어났다.

11월에는 Utopia와 함께 다시 순회공연에 나선다. The Rite of Spring과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짝지어 11월 6일 파리, 7일 바덴바덴, 9일 뮌헨, 10일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연주한다. 이어 팬데믹으로 처음 계획이 취소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11월 17일과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틀간 공연한 뒤, 11월 23일 도쿄 산토리홀 무대에 오른다. 그가 답변을 거부해온 질문은 이들 공연장마다 그를 따라갈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내놓은 유일한 답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나온다.

주요 음반

  • Dido & Aeneas (2008)
  • Symphonie no. 14 (2010)
  • Requiem (2011)
  • Piano Concertos / Sonata for Violin and Piano, op. 134 (2012)
  • Le nozze di Figaro (2014)
  • The Sound of Light (2014)
  • Le Sacre du Printemps (2015)
  • Tchaikovsky: Violin Concerto / Stravinsky: Les Noces (2016)
  • Symphony no. 6 “Pathétique” (2017)
  • Symphony no. 6 (2018)
  • Symphony no. 5 (2020)
  • Symphony no.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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