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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스네이크, 남의 목소리로 히트곡을 짓는 프랑스 프로듀서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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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스네이크
DJ 스네이크
Photo: Arno Partissimo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86년 6월 13일
Paris, France
직업DJ, 음악 프로듀서
수상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최우수 감독상 ·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댄스/일렉트로닉 송 · NRJ DJ 어워즈

디제이 스네이크(DJ Snake)가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하며 모습을 드러낸 곳은 파리 르부르제 공항의 격납고 안에 세워진 전용기 옆이었다. 기체에는 NOMAD라는 글자가 칠해져 있었고, 그는 예정된 공연 종료 시각을 훌쩍 넘겨 2천 명이 넘는 팬들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창작자로 나서겠다는 선언과도 같은 등장이었다. 하지만 몇 달 뒤 프랑스 언론의 헤드라인에 그의 이름을 다시 올린 음반은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프랑스 팝계에서 가장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는 스타, 밀렌 파르메르(Mylène Farmer)를 위해 만든 댄스 싱글이었다.

이처럼 오가며 쌓아온 행보가 프랑스 출신 프로듀서 윌리엄 그리가신(William Grigahcine)의 커리어를 이룬다. 그는 파리 북쪽 교외 에르몽에서 자랐다. 음악을 시작하기 전에는 그래피티를 그렸고, 경찰이 좀처럼 붙잡지 못하자 친구들은 그를 스네이크라고 불렀다. 십 대 때 힙합 세트로 DJ 활동을 시작한 뒤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그 별명을 계속 썼다. 그는 한때 “이름은 별로지만, 이제 와서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파리의 클럽 레 뱅 두슈(Les Bains Douches)는 그가 초창기에 공연했던 장소 가운데 하나였고, 클럽에서 활동하던 시절 자신의 트랙을 만들도록 등을 떠민 매니저 스티브 곤살베스(Steve Goncalves)를 만났다.

1986년 6월 13일 파리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와 알제리 여권을 모두 갖고 있다. 훗날 알제리계 뿌리는 그의 작업에서 가장 내밀한 줄기가 된다. 처음 열린 진짜 기회는 다른 사람의 앨범을 통해 찾아왔다.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Born This Way 수록곡들을 공동 프로듀싱해 2012년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 후보 지명에 이름을 올렸고, 이듬해에는 디제이 화이트 섀도(DJ White Shadow)와 함께 Artpop의 Applause와 Do What U Want 작업에 참여했다. 당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던 팝 음반들의 크레디트에 작은 글씨로 이름을 올린 셈이었다.

그리고 Turn Down for What이 나왔다. 2013년 말 릴 존(Lil Jon)이 후렴을 외치는 이 곡은 빌보드 핫 100 4위까지 올랐고, 미국에서 8회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으며, 2015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댄스·일렉트로닉 송 부문을 수상했다. 대니얼스(Daniels)가 연출한 부조리한 분위기의 뮤직비디오는 그래미 후보에 올랐다. 2015년에는 메이저 레이저와 함께 덴마크 가수 뫼(MØ)가 부른 Lean On을 발표했다. 그해 11월에는 스포티파이 역사상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이 됐고, 인도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이후 유튜브 조회수 30억 회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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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이 먼저 나오고 앨범이 뒤따랐다. 2016년 발표한 Encore는 빌보드 200 8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톱 5에 든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의 협업곡 Let Me Love You가 앨범의 흥행을 이끌었다. 2019년에는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오수나(Ozuna), 카디 비(Cardi B)와 함께한 레게톤 크로스오버 곡 Taki Taki, 그리고 제이 발빈(J Balvin), 타이가(Tyga)와 작업한 Loco Contigo를 담은 Carte Blanche를 내놓았다.

여기서부터 상업적 성과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냉정해진다. Carte Blanche는 빌보드 200에서 전작보다 40계단 낮은 48위에 그쳤다. 두 앨범 모두 곳곳에서 유명 인사들의 명단처럼 들린다. 각각의 목소리에는 디제이 스네이크의 사운드가 새겨져 있지만,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를 이루는 장으로 듣기는 어렵다. 스타디움 규모의 댄스 음악을 두고 흔히 나오는 비판, 즉 프로듀서가 음반의 작가라기보다 히트곡 공급자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를 다르게 설명한다. 롤링스톤 UK와의 인터뷰에서 “난 언제나 카멜레온이었다”고 말한 그는, 스네이크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주에는 테크노 음반을 만들고, 2주 뒤에는 브라질의 바이일리 펑크 편집곡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어느 쪽으로 보든 긴장감은 분명하다. 이름만으로 스타디움을 매진시킨 인물이지만, 정작 자신의 목소리 때문에 기억되는 자기 노래는 거의 없다.

그가 내놓은 답은 지리적 뿌리였다. 2022년 발표한 Disco Maghreb는 알제리 라이 음악에 바치는 헌정곡이다. 오랑에 있는 동명의 음반사 겸 레코드숍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오랑과 알제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로맹 가브라스(Romain Gavras)의 감독 아래 엘리아스 벨케다르(Elias Belkeddar)가 연출했다. 곡의 마지막에는 셰브 칼레드(Cheb Khaled)의 목소리가 흐른다. 그해 6월에는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헤드라이너 공연을 열고 오마르 시(Omar Sy),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 스트로마이(Stromae), 칼레드를 무대에 초대했다. 이듬해에는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와 함께 Topline을 발표했다. 2024년에는 검은 발라클라바를 쓴 분신 ‘더 아웃로(The Outlaw)’를 선보였다. 베이스 음악과 덥스텝, 하드 테크노를 들려주는 이 캐릭터는 오하이오주 로스트 랜즈 페스티벌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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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장을 가장 강하게 드러낸 순간은 2025년 5월 10일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찾아왔다. ‘더 파이널 쇼(The Final Show)’라는 이름으로 열린 8만 명 규모의 공연은 2023년 12월 예매가 시작된 지 몇 분 만에 매진됐고, 공연은 아코르 아레나에서 열린 애프터파티로 마무리됐다. 그는 무대에서 2025년 11월 7일 인터스코프를 통해 발매된 Nomad를 발표했다. 제이 발빈, 페소 플루마(Peso Pluma),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 퓨처(Future), 스트레이 키즈, 말리 듀오 아마두 & 마리암(Amadou & Mariam)과 함께한 17곡이 담겼다. 아마두 & 마리암의 Sabali를 새롭게 해석한 곡이 Patience다. 당시 그는 “판돈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기대가 쌓일 때, 가장 큰 과제는 중심을 잃지 않고 내 예술적 비전에 충실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밖에서는 프랑스 DJ 동료 차미(Tchami), 말라(Malaa), 메르세르(Mercer)와 함께 파든 마이 프렌치(Pardon My French) 크루를 이끌고 있다. 2018년에는 레이블 프리미어 클라스(Premiere Classe)를 설립했고, 주크(Zouk)에서 라스베이거스 장기 레지던시 공연도 이어왔다. 파리 생제르맹의 오랜 후원자이기도 하다.

올해도 그는 프로듀서로서 활동을 이어갔다. 2026년 3월에는 나이지리아 가수 아사케(Asake)의 Worship을 프로듀싱했다. 아프로비츠와 푸지(fújì), 일렉트로닉 음악을 결합한 이 곡은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발표됐으며, 미국 아프로비츠 차트에 5위로 진입했다. 이어 파르메르와의 협업 소식이 전해졌다. 파르메르는 2025년 7월 님의 아레나에서 열린 공연에 함께 올라 그가 ‘여왕’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2026년 10월, 그는 자신이 파르메르의 팬이라며 협업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발표했다. 파르메르의 열세 번째 앨범 Égrégore에 수록된 두 곡을 공동 작곡했다. 10월 30일 발매된 이 앨범에는 질 를루슈(Gilles Lellouche)가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클럽 싱글 Combien pour la nuit와 한층 어두운 발라드 Sans amarres가 실렸다.

10월 암스테르담 댄스 이벤트에서 공연을 마친 그는 새 앨범 계획 대신 클럽과 페스티벌 일정으로 겨울을 맞는다. 그가 스스로 계속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다음 디제이 스네이크 음반도 다른 이들의 목소리가 만나는 장이 될까, 아니면 프로듀서 자신의 이름이 곧 들어야 할 이유가 되는 앨범이 될까.

주요 디스코그래피

  • Encore (2016)
  • Carte Blanche (2019)
  • Nomad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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