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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365일』,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3부작을 마무리하다

폴란드 에로틱 드라마는 이전 작품들과 같은 질투극을 반복하며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한다.
Martha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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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365일은 2022년 개봉한 폴란드 에로틱 드라마로, 블랑카 리핀스카의 3부작 소설 중 마지막 편을 원작으로 한다. 바르바라 비아워스와 토마슈 만데스가 공동으로 연출했으며, 2020년작 365일과 그 후속편 365일: 이번 날에 이어 시리즈를 마무리 짓는 작품이다. 안나-마리아 시클루카와 미켈레 모로네가 라우라 토리첼리와 마시모 토리첼리 역을 다시 맡았고, 시몬 수시나가 라우라를 유혹하는 나초 역으로 돌아온다.

영화는 마시모가 지난 편의 마지막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쌍둥이 형 아드리아노의 무덤을 찾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이어 회복 중인 라우라가 등장하는데, 의사는 안정을 취하라고 권하지만 그녀는 마시모의 업무 회의 도중 그를 유혹하고 만다. 이 도입부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패턴을 예고한다. 라우라와 마시모는 신뢰와 질투 사이에서 흔들리고, 나초는 집요하게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든다. 라우라는 자신을 향한 마시모의 의심과 나초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감정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시나리오는 그 내적 갈등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마시모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족사와 과거의 트라우마가 그의 편집증적인 태도를 설명하는 장치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감정선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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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그나마 내세울 만한 것은 지중해의 풍광과 에로틱한 장면들이 만들어내는 즉각적인 긴장감이다. 라우라와 올가가 클럽에서 나누는 대화, 라우라와 마시모 부부가 사설 스트립 공연을 관람한 뒤 함께하는 장면,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라고스 패션 페어 출장길에 서핑 대회에 참가한 나초와 우연히 재회하는 대목, 그리고 결국 해변에서 벌어지는 정사 장면까지, 연출진은 이런 순간들을 인물의 내면을 드러낼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대부분 표면적인 자극에 머무른다. 마시모가 아내와의 불화 끝에 동료들과 함께 킨크 클럽을 찾는 장면도 마찬가지로, 그의 심리를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장식적인 에피소드로 소비된다.

배우들의 역량도 극본의 얕음을 극복하지 못한다. 시클루카는 라우라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려 애쓰지만 연기의 스펙트럼이 좁아 같은 표정과 몸짓을 반복하는 인상을 준다. 모로네는 마시모의 소유욕과 불안을 오가는 이중적인 성격을 온전히 살려내지 못한 채 대체로 한 가지 톤에 머문다. 상대적으로 수시나가 연기한 나초는 더 유연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가 마시모의 목숨을 구했다는 설정이나 라우라를 향한 순수한 헌신을 강조하는 대사들은 각본 안에서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아 공허하게 들린다.

극의 추진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이 작품의 약점이다. 라우라와 마시모의 갈등은 영화 내내 반복적으로 제시되지만 뚜렷한 전개나 해소 없이 같은 자리를 맴돈다. 라우라가 폴란드로 돌아가 부모와 재회하고, 곧 다가올 서른 번째 생일을 계기로 자신의 행복을 우선하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듣는 대목은 이야기에 방향을 줄 법도 했지만, 뒤이어 시칠리아로 돌아온 라우라가 자신을 기사로 위장해 기다리던 나초와 마주하고도 결론을 미루는 결말은 긴장을 해소하기보다 시리즈의 관성을 그대로 이어갈 뿐이다.

개봉 당시 평단의 반응은 냉담했다. 버라이어티는 이 작품을 “마조히스트를 위한 영화”라고 불렀고, 스포일드 포 초이스는 “전편이 그나마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는 인상을 줬다면 이번 작품은 그 가능성을 낭비했다”고 평가했다. IMDb에 올라온 한 관람평은 “진짜로 나쁜 연기, 진짜로 나쁜 각본”이라며 혹평했고, 상영 시간이 늘어진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시리즈를 거치며 쌓인 피로감을 고려하면 새삼스러운 반응은 아니다.

결국 또 다른 365일은 화려한 로케이션과 노골적인 정사 장면으로 시선을 붙잡으려 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이야기와 인물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라우라, 마시모, 나초 세 사람의 삼각관계는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한 채 열린 결말로 봉합되고, 그 모호함은 다음 이야기를 향한 여지가 아니라 시리즈가 애초에 품고 있던 서사적 빈틈을 그대로 노출할 뿐이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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