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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래빗 런〉 사라 스눅 넷플릭스 호러, 사라진 이모라 말하는 딸

Susan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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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나 리드(Daina Reid) 감독의 호주 심리 호러로, 소설가 해나 켄트(Hannah Kent)가 각본을 썼다. 난임 전문의인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상대는 의사로서 받은 훈련이 한 번도 다룬 적 없는 존재다. 자신이 전에도 살았던 적이 있다고 고집하는 일곱 살 아이다.

〈런 래빗 런〉(Run Rabbit Run)은 2023년 6월 28일 넷플릭스(Netflix)에 공개됐다.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 미드나잇 부문에서 첫선을 보인 지 5개월, 〈석세션〉(Succession) 마지막 회가 방송된 지 한 달 만이었다. 기대를 키우는 진용도 갖췄다. 주연은 사라 스눅(Sarah Snook), 연출은 〈핸드메이즈 테일〉(The Handmaid’s Tale)의 감독 가운데 한 명인 데이나 리드(Daina Reid), 각본은 〈Burial Rites〉를 쓴 호주 소설가 해나 켄트(Hannah Kent)다. 서류상으로는 지난 10년간 쏟아져 나온 모성 호러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자세히 살펴볼 이유는 누가 만들었는지, 아이디어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이 프로젝트가 스크린에 닿기까지 거친 굽이진 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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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토끼, 아무도 찾지 않는 할머니

스눅은 이혼한 난임 전문의 사라를 연기한다. 사라는 딸 미아와 단둘이 산다. 미아 역은 릴리 라토레(Lily LaTorre)가 맡았다. 이야기는 미아의 일곱 번째 생일에 시작된다. 아빠 피터는 새 연인 데니스, 그리고 데니스의 세 살배기 아들과 함께 파티에 온다. 피터 역은 데이먼 헤리먼(Damon Herriman), 데니스 역은 나오미 루카비나(Naomi Rukavina)다. 비슷한 무렵 집에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나고, 미아는 금세 토끼에게 정을 붙인다. 사라는 내키지 않는다. 토끼를 정원 담 너머로 보내 치워버리려다 손을 물리고, 딸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튿날 아침부터 미아가 변하기 시작한다. 한동안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때가 생기고, 직접 만든 토끼 가면을 쓴 채 벗으려 하지 않는다. 할머니 조앤도 찾기 시작한다. 사라가 수년간 멀리해 온 어머니이자, 미아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다. 조앤 역은 그레타 스카키(Greta Scacchi)가 맡았다. 조앤은 요양 시설에서 지내며 치매를 앓고 있다. 가계도를 주제로 한 학교 과제 때문에 오래된 사진을 찾던 사라는 그 속에서 어린 자신과 여동생이 함께 찍힌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미아는 자기도 그 사진 속에 있다고 말한다. 그사이 사라의 손에 난 물린 상처는 덧나고, 밤마다 악몽이 이어진다.

설정의 윤곽이 드러나는 것은 미아가 자신이 앨리스라고 선언하는 순간이다. 앨리스는 일곱 살 때 실종된 사라의 여동생으로, 미아가 막 맞은 바로 그 나이였다. 사라는 딸에게 앨리스 이야기를 거의 해준 적이 없다. 피터의 제안으로 사라는 미아를 데리고 자신이 자란 집으로 향하고, 영화는 바로 그곳에서 수십 년 전 앨리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파헤치기 시작한다. 소개는 여기까지만 한다. 마지막 막은 그 답에 달려 있고, 각본은 그 답을 최대한 오래 감추도록 짜여 있다.

전생 이야기에서 호러 각본으로

아이디어는 영화보다 몇 해 앞선다. 해나 켄트는 전생을 기억한다고 주장한 스코틀랜드 아이의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쓸 생각을 하고 있었고,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하기 시작한 참이었다. Carver Films의 프로듀서 애나 매클리시(Anna McLeish)와 사라 쇼(Sarah Shaw)가 각본으로 만들 만한 아이디어가 있는지 물었을 때, 켄트가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줄거리였다. 처음 구상은 심리 드라마였다. 켄트의 관심은 아이보다 부모 쪽에 있었다. 그런 딸의 엄마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일인지, 내 아이가 더는 나를 원하지 않을 때 엄마가 느낄 소외감은 어떤 것인지였다. 프로젝트가 호러로 방향을 튼 것은 개발 후반부의 일이다.

켄트의 소설을 보면 이 이야기에 끌린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첫 장편 〈Burial Rites〉(2013)는 박사 학위 논문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아이슬란드에서 마지막으로 처형된 여성 아그네스 마그누스도티르(Agnes Magnúsdóttir)의 이야기를 다룬다. 〈The Good People〉(2016)은 1825년 아일랜드 케리 카운티를 배경으로, 손자를 고치려 애쓰는 과부를 따라간다. 미신을 믿는 이웃들은 그 손자가 체인즐링, 즉 인간 아이 대신 남겨진 요정의 아이일까 봐 두려워한다. 〈Devotion〉(2021)의 무대는 켄트가 자란 애들레이드 힐스다. 이 책들과 달리 〈런 래빗 런〉은 현재를 배경으로 하지만, 〈The Good People〉의 중심에 놓인 공포, 즉 아이가 더 이상 내가 알던 그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그대로 이 영화로 이어진다.

엘리자베스 모스 하차, 사라 스눅 합류

이 영화는 2020년 6월 처음 발표됐을 때 주연이 달랐다. 엘리자베스 모스(Elisabeth Moss)가 주연, 리드가 연출로 이름을 올렸고, XYZ Films가 그해 칸(Cannes) 마켓에서 판매를 맡았다. 모스와 리드는 이미 〈핸드메이즈 테일〉에서 함께 작업한 사이였고, 얼마 뒤 STXfilms가 전 세계 배급권을 확보했다. 2021년 12월 모스는 일정 문제로 하차할 수밖에 없었고, 스눅이 그 역을 넘겨받았다. 그 무렵 STXfilms는 이미 손을 뗀 상태였다. 2022년 1월 데이먼 헤리먼과 그레타 스카키가 출연진에 합류했고, 같은 주에 촬영이 시작됐다. 스눅은 이 영화의 총괄 프로듀서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주요 촬영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리버랜드 지역의 와이케리와 멜버른에서 진행됐다. 매클리시와 쇼가 Carver Films를 통해 제작했고, 나오미 멀홀랜드(Naomi Mulholland)가 공동 프로듀서를 맡았다. XYZ Films가 공동 투자와 전 세계 판매를 담당했고, Screen Australia, South Australian Film Corporation, VicScreen, Filmology Finance가 추가 자금을 댔다. 2023년 1월 19일 선댄스 프리미어 이후 넷플릭스가 세계 대부분 지역의 판권을 사들였다. 다만 베네룩스 3국, 포르투갈, 동유럽, 중동, 라틴아메리카,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북유럽 국가, 대만은 계약에서 제외됐다.

카메라 뒤의 사람들

1966년생인 데이나 리드는 배우 출신 감독이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공연예술원(Western Australian Academy of Performing Arts)에서 수학해 1990년 졸업했고, 1990년대 중반 스케치 코미디 쇼 〈Full Frontal〉로 이름을 알렸다. 1999년부터 연출을 해왔고, 대부분 TV 작업이다. 호주에서는 미니시리즈 〈Paper Giants: The Birth of Cleo〉, 〈Howzat! Kerry Packer’s War〉, 〈INXS: Never Tear Us Apart〉, 〈The Secret River〉, 〈Sunshine〉을 연출했고, 이후 미국에서 〈핸드메이즈 테일〉, 〈아웃사이더〉(The Outsider), 〈스페이스 포스〉(Space Force), 〈Young Rock〉의 에피소드를 맡았다. 〈핸드메이즈 테일〉 작업으로 2019년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감독상 후보에 올랐고, 2017년에는 호주감독조합(Australian Directors’ Guild)에서 TV 드라마 연출 부문 마이클 카슨 상을 받았다.

제작진은 호주 영상계 최정상급 인력으로 꾸려졌다. 촬영감독 보니 엘리엇(Bonnie Elliott)은 시리즈 〈Seven Types of Ambiguity〉와 〈Stateless〉로 AACTA 상을 받았다. 편집은 닉 마이어스(Nick Meyers)가 맡았다. 음악은 제인 캠피온(Jane Campion) 감독의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와 〈탑 오브 더 레이크〉(Top of the Lake)를 작곡한 마크 브래드쇼(Mark Bradshaw)가 마커스 웨일(Marcus Whale)과 함께 만들었다. 완성된 영화의 러닝타임은 100분이다.

시브 로이와 도리언 그레이 사이의 사라 스눅

스눅에게 〈런 래빗 런〉은 전환점에 놓인 작품이다. 1987년생으로 시드니의 국립연극원(National Institute of Dramatic Art)을 졸업한 그는 〈Not Suitable for Children〉, 〈These Final Hours〉, 〈타임 패러독스〉(Predestination) 같은 호주 영화로 이름을 알렸고, 2014년 미국 초자연 호러 영화 〈Jessabelle〉로 이미 이 장르를 경험한 바 있다. 돌파구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방송된 〈석세션〉의 시브 로이 역이었고, 이 역으로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장편 애니메이션 〈Memoir of a Snail〉에 목소리로 출연했고, 무대에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의 26개 배역을 모두 연기해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을 함께 거머쥐었다. 〈런 래빗 런〉에서의 연기로는 AACTA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를 둘러싼 출연진은 소규모다. 릴리 라토레는 영화의 또 다른 중심 배역인 미아를 연기한다. 데이먼 헤리먼은 〈저스티파이드〉(Justified)의 듀이 크로 역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2019년 〈마인드헌터〉(Mindhunter)와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에서 두 차례 찰스 맨슨을 연기했다. 〈Heat and Dust〉(1983)로 주목받은 뒤 〈White Mischief〉, 〈Presumed Innocent〉, 〈The Player〉에 출연한 그레타 스카키는 TV 영화 〈Rasputin〉으로 에미상을 받았다. 앨리스 역은 서니 웰런(Sunny Whelan)이 맡았고, 샤바나 아지즈(Shabana Azeez), 트레버 제이미슨(Trevor Jamieson), 조지나 나이두(Georgina Naidu)가 출연진을 완성한다.

붐비는 호러의 한 귀퉁이

〈런 래빗 런〉이 들어선 곳은 2010년대 중반부터 붐벼 온 장르의 한 귀퉁이다. 엄마와 아이를 중심에 두고, 위협이 집 밖에서 오는지 엄마의 머릿속에서 오는지 알 수 없는 호러다. 그 틀을 세운 것은 호주 감독 제니퍼 켄트(Jennifer Kent)의 2014년작 〈바바둑〉(The Babadook)이다. 제니퍼 켄트는 해나 켄트와 아무 관계가 없다. 2018년작 〈유전〉(Hereditary)과, 딸과 엄마, 치매를 앓는 할머니를 다룬 또 다른 호주 영화인 2020년작 〈렐릭〉(Relic)이 그 틀을 더 밀고 나갔다. 비교를 피하기 어려운 것은 이 영화가 같은 재료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고립된 집, 가족의 비밀, 그리고 자기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못하는 부모다. 이 영화가 더하는 것은 전생이라는 설정, 그리고 사라가 어린 시절 무엇을 했는지, 혹은 무엇을 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결국 이 영화의 흥미는 놀라움보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만남에 있다. 다른 삶을 기억하는 아이의 실제 사례에서 출발한 소설가, 영화로 무대를 옮긴 TV 연출가, 그리고 〈석세션〉이 막을 내린 바로 그 시즌에 관객과 만난 스눅의 호러 주연작이다. 익숙한 틀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제대로 살려냈는지는 관객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기록된 사실이 가리키는 것은 선댄스에서 넷플릭스로 건너간 아담한 호주 영화이자, 같은 규모의 장르 영화로서는 보기 드문 출연진을 갖춘 작품이라는 점이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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