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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국민 여동생’이 거짓말하는 얼굴이 되기까지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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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김유정
Photo: TV10 /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99년 9월 22일
Seongdong District, Seoul, South Korea
직업배우
대표작추격자, 친절한 금자씨, 20th Century Girl
수상3 SBS Drama Awards · MBC Drama Awards · KBS Drama Awards · Baeksang 상 · Asia Artist Awards

김유정은 혼자 대본을 읽을 수 있기 전부터 한국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스크린에서 보낸 세월의 대부분 동안 그는 얼굴에 드러난 감정 그대로를 전하는 소녀를 연기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왕세자빈으로 간택됐다가 궁중에서 자취를 감춘 어린아이부터 한 세대의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첫사랑까지, 그가 맡은 인물들은 대체로 솔직했다. 하지만 최근 그가 선택한 작품들은 정반대 방향을 향한다. 이제 그의 인물들은 거짓말을 밥벌이로 삼는다. 온 나라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 얼굴이 사람들을 속여도 되는가, 그의 커리어는 계속해서 이 질문을 던진다.

언론은 일찌감치 그에게 별칭을 붙였다. 어린 시절 내내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고, 세기말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로맨스를 계기로 ‘국민 첫사랑’이 됐다. 이 별명들은 모두 애정 어린 표현이다. 하지만 대중이 그에게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는 모습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그의 첫 일은 네 살 때 출연한 Crown Confectionery 광고였다. 1999년 9월 22일 서울 성동구에서 태어난 그는 2003년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출연작은 빠르게 쌓였다. 2008년 나홍진 감독의 스릴러 추격자에서 어린 은지를 연기했고, 2010년에는 궁중 대하드라마 동이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맡았다. 2008년 SBS 연기대상에서 아역상을 받았고, 2년 뒤에는 동이로 MBC 연기대상 아역상을 수상했다.

그의 이미지를 굳힌 작품은 2012년에 나왔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어린 허연우를 연기하며 어린 왕자 역의 여진구와 호흡을 맞췄고, 드라마는 전국 시청률 40%를 넘어섰다. 청소년기를 보내는 동안 그 작품의 그림자는 이어졌다. 2014년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안겨준 비밀의 문에 출연했고, 이듬해에는 앵그리맘에 나왔다.

성인 주연으로의 도약은 사극 의상과 변장 속에서 이뤄졌다. 지금 돌아보면 하나의 선언처럼 읽힌다. 2016년 KBS2에서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그는 남자로 자란 소녀 홍라온을 연기했다. 결국 내시로 궁에 들어가게 되는 인물로, 박보검이 맡은 왕세자와 마주한다. 이 작품으로 KBS 연기대상 우수상과 이듬해 봄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받았다. 작품의 인기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2026년 9월 KBS2는 출연진이 함께한 2부작 기념 특집을 방영했는데, 박보검이 직접 제안한 자리였다.

이후의 행보는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고양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2018년 2월,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는 연기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 그해 말 로맨틱 코미디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로 복귀한 뒤, 2020년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주연을 맡았고 2021년에는 판타지 사극 홍천기에 출연했다. 이 작품으로 SBS 연기대상 최우수상과 안효섭과 함께 받은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

그의 커리어를 이야기할 때 빠지곤 하는 작품이 편의점 샛별이다. 그 작품에서 그가 지닌 신뢰감은 처음으로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성인 웹툰을 원작으로 했지만 가족 로맨틱 코미디로 홍보된 이 드라마는 첫 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김유정이 연기한 미성년자 정샛별이 지창욱이 맡은 성인 편의점 점장에게 입을 맞추는 장면이 가족과 함께 보기 부적절하다는 항의가 이어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심의에 착수했고, 드라마에서 비속어와 욕설이 반복적으로 사용된 점을 들어 이후 법정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그해 12월 SBS는 그에게 우수상을 안겼다. 이 작품은 그의 활동 반경이 얼마나 좁아졌는지를 드러냈다. 어린 시절에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스무 살 배우가 성인을 위해 쓰인 이야기에서 미성년자를 연기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그에게 더 넓은 관객을 열어줬다. 방우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20세기 소녀는 2022년 10월 6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고, 10월 21일 전 세계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김유정은 변우석과 함께 1999년을 살아가는 여고생 나보라를 연기했다. 2023년 1월에는 한국 초연작 Shakespeare in Love에서 비올라 드 레셉스 역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했다. 그해 말에는 SBS 드라마 마이데몬에서 경계심 강한 상속녀 도도희로 분해 송강이 연기한 악마와 맞섰다. 이 작품으로 최우수상을 한 번 더 받았고, 베스트 커플상도 다시 수상했지만 이번에는 혼자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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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트로피 선반은 청소년 연기상과 방송사 연말 시상식 수상작, 베스트 커플상으로 빼곡하다. 한국갤럽이 선정한 2023년 올해의 탤런트 순위에서는 4위에 올랐다. 업계가 진지한 평가로 여기는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지금까지 인기상만 받았다.

그러다 그는 의도적으로 익숙한 패턴을 깨뜨렸다. 이응복 감독이 연출한 TVING 오리지널 친애하는 X에서 그는 잔인한 본성을 아름다운 얼굴 뒤에 감춘 채 자신이 망가뜨린 사람들을 버리는 톱스타 백아진을 연기했다. 2025년 11월 6일 공개된 이 작품은 아시아·태평양 17개 지역에서 HBO Max를 통해 스트리밍됐다. 순수한 척 연기하는 유명인을 전직 아역 스타가 맡았다는 사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의미심장했다. 김유정은 그 설정을 정면으로 밀어붙였다. 그는 백아진을 천사의 얼굴을 한 악마라고 표현하며, 불필요한 표정을 덜어내고 미묘한 표현이 들어설 자리를 남기려 했다고 말했다. 연예 매체 Tenasia는 이 작품을 그의 가장 인상적인 연기로 꼽았다. 하지만 2026년 4월 발표된 백상예술대상 후보 명단에서 이 작품은 통째로 빠졌고, 한국 언론은 이를 외면이라고 보도했다.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와 ContentAsia Awards는 달랐다.

그 이후의 작품들도 그 경계를 계속 시험하고 있다. 2026년 9월 개봉한 백종열 감독의 부활남: 더 레드에서 그는 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가운데, 영화를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블루라는 인물로 등장한다. 대사는 한마디도 없다. 감독은 인물의 강렬함과 아직 더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대사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6년 10월 10일, 유인식 감독과 류보리 작가가 만든 16부작 주말 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tvN에서 첫 방송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TVING, 해외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김유정은 식민지 시대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 이가경 역을 맡았다. 독립운동 세력에 포섭된 그는 통역 연수생으로 위장해 조선총독부에 잠입한다. 김현주가 맡은 저격수는 그에게 위장 신분에 쓸 이름을 건네고, 박진영은 총독부의 엘리트 통역관 사토 히데오를 연기한다. 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유정은 대본을 읽고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느꼈다며, 처음에는 언어 연습이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드라마는 토요일과 일요일 밤에 방송되며, 이가경은 가장 의심 많은 이들에게 100일 동안 가짜 신분을 믿게 해야 한다. 김유정 역시 비슷한 시험에 나섰다. 자신의 진심을 믿어준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잡은 채, 장면마다 그들을 속이는 데 성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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