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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팽’ 뤼디빈 사니에, 할리우드를 거절한 프랑스 배우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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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디빈 사니에
뤼디빈 사니에
Photo: Georges Biard /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79년 7월 3일
프랑스 이블린주 라셀생클루
직업배우
대표작피터 팬, 나폴레옹, 퍼블릭 에너미 넘버원
수상은곰상(예술공헌상), 베를린 영화제 (공동) · 유럽 영화상 여우주연상 (공동) · 쇼파드 트로피 여자 신인상, 칸 영화제 (공동) · 로미 슈나이더 상 · 베를린 영화제 슈팅 스타

뤼디빈 사니에(Ludivine Sagnier)는 애초에 참고 모델로만 섭외됐다. P.J. 호건(P.J. Hogan)의 피터 팬 시각효과팀은 애니메이터들이 디지털 팅커벨의 얼굴을 만들 때 참고할 실존 인물이 필요해 사니에를 불렀다. 그런데 촬영장에서 그녀가 워낙 뛰어난 모습을 보이자 제작진은 실제 배역까지 맡겼다. 같은 해 프랑수아 오종(François Ozon)의 스위밍 풀에서 샬럿 램플링(Charlotte Rampling)과 호흡을 맞춘 뒤 미국 스튜디오들이 연락해 오기 시작했다. 사니에는 제안을 거절하고 프랑스 영화계로 돌아갔다. 20년이 흐른 뒤, 세계는 결국 넷플릭스에서 그녀를 다시 찾아냈다. 오마르 시(Omar Sy)가 연기한 신사 도둑이 번번이 놓치는 여인, 클레르 역으로 말이다.

연기로 이어진 우회로는 피아노에서 시작됐다. 파리 서쪽 라셀생클루에서 태어난 사니에는 세브르에서 자랐다. 가족 모두가 악기를 연주하는 집이었다. 하지만 사니에는 피아노를 싫어했고, 음악 이론 수업을 피하려고 주로 연기 수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느 수업에서 캐스팅 디렉터의 눈에 띈 그녀는 아홉 살에 파스칼 토마(Pascal Thomas)의 Les Maris, les Femmes, les Amants 촬영장에 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폴 라프노(Jean-Paul Rappeneau)의 Cyrano de Bergerac에서 제라르 드파르디외(Gérard Depardieu)와 함께 단역으로 출연했다.

10대 시절 사니에는 주로 더빙 스튜디오에서 일했다. 1979년 7월 3일에 태어난 그녀는 뤽 베송(Luc Besson)의 Léon에서 나탈리 포트먼(Natalie Portman)이 연기한 마틸다의 프랑스어 목소리를 맡았을 때 열다섯 살이었다. 더빙으로 번 돈 덕분에 열일곱 살에 부모님 집을 나올 수 있었다. 베르사유 음악원에서 수련하고 문학을 공부했으며, 한동안 레게 집단의 홍보 담당자로 일하기도 했다.

오종은 모든 것의 규모를 바꿔놓았다. 그는 파스빈더의 희곡을 각색한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에 사니에를 캐스팅했고, 이어 살인 미스터리 뮤지컬 8명의 여인들에서는 집안의 막내딸 역을 맡겼다. 사니에는 카트린 드뇌브, 이자벨 위페르, 파니 아르당과 나란히 서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덟 배우는 베를린에서 은곰상을, 유럽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고, 칸 영화제는 사니에에게 여성 신인상을 뜻하는 트로페 쇼파르(Trophée Chopard)를 안겼다. 스위밍 풀은 그녀를 천진한 소녀에서 도발적인 인물로 바꿔놓았다. 욕망과 육체로 램플링이 연기한 창작이 막힌 범죄소설가를 뒤흔드는 젊은 여성이었다. 이 작품으로 사니에는 세자르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러고는 방향을 틀었다. 피터 팬 이후 할리우드 진출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처럼 보였지만, 사니에는 경쟁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자신을 불편하게 했다고 말해왔다. 대신 프랑스 작가주의 영화의 계보를 따라 일했다. 클로드 밀러(Claude Miller)는 그녀를 언 시크릿에 캐스팅해 세자르상 후보에 다시 오르게 했다. 크리스토프 오노레(Christophe Honoré)는 뮤지컬 러브 송의 주연을 맡겼고, 클로드 샤브롤(Claude Chabrol)은 둘로 잘린 소녀의 중심인물인 TV 기상 캐스터 역을 선사했다. 장프랑수아 리셰(Jean-François Richet)의 2부작 Mesrine에서 사니에는 뱅상 카셀(Vincent Cassel)이 연기한 갱스터의 마지막 연인, 실비아 장자코(Sylvia Jeanjacquot) 역을 맡았다.

그 선택에는 대가가 따랐고, 그 대가는 사니에가 오랫동안 해체하려 애써온 이미지였다. 해외 언론이 스위밍 풀에서 기억한 것은 누드 장면이었고, 사니에는 나중에 그 장면들 때문에 미국 감독들이 성적으로 대상화된 배역만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맡은 역할 가운데도 매력적인 젊은 여성의 변주가 여럿 있었다. 영어권 작품들이 마침내 손을 내밀었을 때도 대개 시대극 의상을 입고 정부나 살롱의 안주인을 연기해달라는 제안이었다. 그 시절 사니에의 가장 큰 할리우드 작품은 정작 화면에 거의 남지 않았다. 리들리 스콧(Ridley Scott)은 나폴레옹에서 테레사 탈리앵(Thérésa Tallien) 역에 그녀를 캐스팅했고, 사니에는 8일 동안 촬영했지만 극장판에서 배역은 통째로 사라졌다. 더 긴 버전에만 남아 있다. 사니에는 계약상의 이유로 크레디트에는 자신의 이름이 그대로 실렸다고 말했다.

국제 무대로의 복귀는 그녀가 원하는 방식으로 TV를 통해 이뤄졌다. 파올로 소렌티노(Paolo Sorrentino)는 영 포프에서 아이를 간절히 바라며 주드 로(Jude Law)가 연기한 교황의 보살핌을 받게 되는 스위스 근위병의 아내 에스테르 역에 사니에를 캐스팅했다. 사니에는 뉴 포프에서도 같은 역을 맡았다. 2021년에는 모리스 르블랑(Maurice Leblanc)의 신사 도둑 이야기를 넷플릭스식으로 새롭게 풀어낸 뤼팽이 공개됐고,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된 작품 가운데 플랫폼 최대 흥행작 중 하나가 됐다. 사니에는 아산 디오프의 별거 중인 아내이자 아들 라울을 대부분 홀로 키우는 클레르 로랑 역을 맡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평론가 로버트 로이드(Robert Lloyd)는 사니에가 “맡은 역할에 깊은 감정을 불어넣는다”고 썼다. 배역의 설명만큼 화려한 역할은 아니다. 아산이 사라질 때마다 뒤에 남겨지는 사람이 클레르다. 사니에는 동정을 구하지 않은 채 그 피로를 연기한다.

스트리밍 시청자층은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 Starz의 더 서펀트 퀸에서 사니에는 카트린 드 메디치의 라이벌 디안 드 푸아티에를 연기했다. 적대자 역을 맡을 기회가 거의 없었던 자신에게 매력적인 배역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Apple TV+의 벤자민 프랭클린에서는 파리에서 마이클 더글러스(Michael Douglas)가 연기한 벤자민 프랭클린을 매료시킨 작곡가 브리용 부인 역을 맡았다. 프랑스에서는 20년 만에 오종과 재회해 가을이 오면에 출연했고, 부케르마 형제의 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에도 합류했으며, 무대 쪽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0대 시절 유명 작가에게 그루밍을 당한 경험을 담은 바네사 스프링고라(Vanessa Springora)의 회고록을 각색한 1인극 Le Consentement으로 2024년 몰리에르상 후보에 올랐다. 플로베르의 작품을 새롭게 풀어낸 오노레의 Bovary Madame로는 2026년 또 한 차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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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니에는 인터뷰에서 가족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배우 니콜라 뒤보셸(Nicolas Duvauchelle)과의 사이에서 2005년에 딸을 낳았고, 2008년부터 연인 관계인 감독 킴 샤피롱(Kim Chapiron)과의 사이에서 두 아이를 더 두었다. 2020년부터는 래지 리(Ladj Ly)가 프랑스 영화계가 좀처럼 배우를 발탁하지 않는 지역 출신 청년들을 위해 몽페르메유에 세운 학교, École Kourtrajmé에서 연기 수업을 가르치고 있다.

뤼팽은 2026년 10월 23일 넷플릭스에서 네 번째 파트로 돌아왔다. 여덟 편의 에피소드에서 클레르는 다시 아산의 주변을 맴돈다. 사니에의 일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어느 때보다 빼곡하다. 에티엔 샤티예(Étienne Chatiliez)가 연출한 1988년 코미디 La vie est un long fleuve tranquille의 넷플릭스 시리즈판 촬영을 앞두고 있다. 서로 뒤바뀐 두 아기의 이야기로, 사니에는 알방 이바노프(Alban Ivanov)와 함께 혼란스러운 그루아유 가문의 어머니 역을 맡는다. 루이즈 부르고앵(Louise Bourgoin)과는 마르크 뒤갱(Marc Dugain)의 Les Poisons에서 호흡을 맞춘다. 루이 14세 치하의 독극물 스캔들을 다룬 작품으로 2027년 공개 예정이다. 에리크 그라벨(Éric Gravel)의 Avant la tempête 촬영을 마쳤고, 키릴 세레브렌니코프(Kirill Serebrennikov)의 첫 프랑스어 장편 Après에도 출연한다. 2025년 2월에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유러피언 슈팅스타를 선정하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2001년 자신이 받았던 영예를 이제 심사하는 자리였다. 당시 할리우드는 여전히 가장 당연한 진출지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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